제사의 종류

기제(忌祭)
기제는 기일제사의 약칭으로 기일 즉, 고인이 돌아가신 날에 해마다 한 번씩 지내는 제사이다. 기제는 오늘날의 가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기제의 봉사대상은 과거에는 주자가례에 따라 4대조까지였으나 요즘에는 2대조까지와 후손이 없는 3촌 이내의 존비속에 한해서만 기제를 지낸다. 제사를 지내는 시각은 고인이 돌아가신 날 자정부터 새벽 1시사이 모두가 잠든 조용한 시간에 지내었으나 요즘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그날 해가 진 뒤 어두워지면 아무때나 적당한 시간에 지낸다.

제사는 제주의 집에서 지내는데 고인의 장자나 장손이 제주로서 제사를 주재한다. 장자나 장손이 없을 경우에는 차자나 차손이 주재한다. 제사에 참석하는 사람은 고인의 직계자손으로 하며 가까운 친척도 참석할 수 있다.

차례(茶禮)
음력으로 매월 초하룻날과 보름날, 그리고 명절이나 조상의 생신날에 지내는 제사이다. 보통 아침이나 낮에 지낸다. 요즘에는 정월 초하루의 연시제(年始祭)와 추석절의 절사(節祀)가 이에 해당된다. 제수와 절차는 기제에 따르지만 무축단작(無祝單酌)이라 하여 축문이 없고 술은 한잔만 올린다.

시제
시제는 원래 사시제라고 부르던 것으로서 1년에 네 번 즉 춘하추동(春夏秋冬)의 계절마다 고조 이하의 조상을 함께 제사하던 합동 제사의 하나이다. 시제는 고전예법에서 정제라고 불리는 것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제사였다. 고대의 제사는 곧 시제를 말하는 것으로 제사의 으뜸이었으나 조선시대 이후 기제가 중시되면서 점차 퇴색되어 갔다. 또한 일년에 행하는 제사의 횟수가 많아지면서 현재는 보통 1년에 한번만 행해지고 있다. 시제는 조상을 모신 사당에서 거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사당이 협소할 경우에는 정침의 대청에서도 행해졌다.

선조제사
가례의 선조에 대한 제사는 초조(初祖:시조)와 그 이후 5대까지 여러 선조에 대한 제사로 나뉜다. 전자는 시조의 직계종손만이 행하는 것으로 매년 동지에 거행하고 후자에 대한 제사는 역시 그 선조의 직계종손만이 행하는 것으로 매년 입춘에 거행한다. 시조와 가문과 종족을 있게 한 시초이며 동지는 음기 가운데 양기가 처음으로 생겨나는 때이므로 이 때 초조를 제사한다. 입춘은 만물이 소생하는 시작이므로 그 형상이 선조와 같다하여 이날 제사를 드리는 것이다. 그 절차는 대체로 사시제와 비슷하게 진행된다. 다만 축문이 모시는 분에 따라 다를 뿐이다. 그러나 시제의 종손 외에는 이러한 제사를 모실 의무가 없고 또한 현대에 이러한 계절제사를 모두 시행하기는 어렵다.

이제
이제는 부모를 위한 정기 계절제사로 매년 9월에 시행된다. 이는 부모 이하의 대를 이은 집에서 장자가 주재한다. 다른 형제나 자손들은 제사에 참석하기는 하나 제사를 주관하지는 못한다. 이제를 9월에 행하는 것은 이때가 만물이 이루어지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 대부분의 진행절차는 역시 시제와 같고 축문의 문구만 조금 다르다. 부모의 제사를 특별히 따로 둔 것은 그 친분이 다른 조상에 비할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역시 오늘날 따로 날을 잡아 행하기가 어렵고 부모의 기일을 그냥 넘기기도 어렵기 때문에 이를 기일에 행하는 것도 한 방편이다.

묘제
묘제는 산소를 찾아가서 지내는 제사이다. 제찬은 기제와 마찬가지로 준비하고 토지신에게도 따로 제수를 마련하여 제사를 지낸다. 고려에 의하면 제주를 비롯한 여러 참사자들이 검은 갓과 흰 옷을 갖추고 일찍 산소에 찾아가 제배하고 산소를 둘러보며 세 번 이상 잘 살피며 풀이 있으면 벌초하고 산소 앞을 깨끗하게 쓸고 난 후 산소의 왼쪽에 자리를 마련한다.

토지신에게 먼저 제사를 지낸 뒤 산소 앞에 정한 자리를 깔고 제찬을 진설한다. 묘제는 그 장소가 산소이므로 그 진행차례도 집안에서 지내는 제사와 다르며 과거에는 산신에 대한 제사가 따로 있었다. 한식은 청명 다음날로 동짓날로부터 계산해서 105일째 되는 날이다 이는 예로부터 조상께 제사를 지내고 성묘를 가는 것이 관습이었다. 한식이란 말은 옛날 중국에서 비바람이 심해 불을 때지 않고 찬밥을 먹었다는 풍속에서 비롯된 것이다.